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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어머니

미 풍 2023. 5. 7. 07:46




우리 어머니 ~ 이효정



긴 머리 땋아 틀어 은비녀 꽂으시고

옥색치마 차려입고 

사뿐 사뿐 걸으시면

천사처럼 고왔던 우리 어머니

여섯 남매 배곯을까 

치마끈 졸라매고

가시밭길 헤쳐 가며 살아오셨네

헤진 옷 기우시며 긴 밤을 지새울 때

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어대면은

어머님도 울었답니다




긴 머리 빗어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

분단장 곱게 하고 

내 손잡고 걸으실 때

마을 어귀 훤했었네. 우리 어머니

여섯 남매 자식걱정 

밤잠을 못 이루고

칠십 평생 가시밭길 살아오셨네

천만년 사시는 줄 알았었는데

떠나실 날 그다지도 멀지 않아서

막내딸은 울었답니다

막내딸은 울었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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